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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사빨

[어사빨](14)어르신이 달라졌어요 Step2

감정코칭형 좌빨… 어쩐지 뽀대나는 것 같아서 맘에 들어. 앞서 밝혔지만 감정코칭은 5단계로 진행된다. 찾기 귀찮아하는 분들을 위해 다시 쓰면….


1. 감정 포착하기

2. 감정적 순간을 기회 삼기

3. 감정을 듣고 경청하기

4. 감정을 의식하도록 돕기

5. 해결 방법을 함께 찾기


이렇게 된다. 오늘은 1·2단계만 진도 나갈게. 먼저 '감정 포착하기'.


감정코칭은 상대가 감정을 드러낼 때 대화를 통해 그 원인을 인식하고 해결 방법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사람이 그렇잖아. 보통 화가 날 일이 있어서 화를 낸다고 생각하지만, 꼼꼼하게 따져보면 그럴 일도 아닌데 화를 내는 일도 잦아. 내가 저 사람을 싫어하는 이유가 저 사람이 싫어하는 짓을 해서가 아니라 그냥 미운 경우도 있잖아. 감정이라는 것은 그렇게 원인과 결과가 항상 맞아떨어지지는 않아. 



이유는 몰라도 화는 날 수 있다니까.


어쨌든 감정코칭 첫 단계가 '감정 포착하기'라는 것은 당연해. 감정코칭은 상대가 감정을 드러낼 때 시작할 수밖에 없어. 한 어르신께서 TV 뉴스를 보고 있다고 치자. 가만히 뉴스를 보는 어르신께 느닷없이


어르신, 좌빨을 왜 나빠요? 말해 보세요. 제가 들어드릴게요.


굳이 설명 안 해도 바보 같아 보이잖아. 그러니까 어르신이 좌빨에 대한 감정을 드러낼 때까지는 가만히 있는 게 맞다. 기다림… 모든 싸움은 기다리는 것부터 시작해. 자, 다시 뉴스를 보는 어르신께 돌아와서… 어르신이 TV에 촛불집회 장면이 나오자 드디어 한마디 하신다.


무슨 불만만 있으면 촛불 들고 나오니… 저런다고 해결이 되나.


한심하다, 안타깝다, 짜증난다… 드디어 어르신이 좌빨에 대한 감정을 드러냈잖아. 바로 이 순간이다. 감정 포착!



모든 게 타이밍이다. 타이밍!


그리고 그 순간을 좌빨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만들어내는 기회로 삼으라는 것이지. 여기까지가 순식간에 지나가는 1·2단계 되겠다. 쉽지?


그런데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을 포착해 기회로 삼아라'고 한 줄로 정리해도 될 걸 왜 굳이 2단계로 쪼개놓았을까. 그건 말이 쉽지 각 단계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라고 봐.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을 포착한다는 게 뭐야? 바로 '관심'이잖아. 어르신들이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을 '포착'할 정도로 우리 좌빨들이 항상 어르신께 관심을 두나? 대상에 대한 애정과 관찰이 없다면 '순간 포착'은 가능하지 않아.



순간포착은 대상에 대한 애정과 관찰에서….


그리고 그 순간을 기회로 삼는다는 게 결국 뭐겠어? 상대와 의사소통을 하겠다는 자세잖아. 촛불집회를 나무라는 어르신을 대하는 일반 좌빨 나부랭이들 마음가짐에서는 도저히 찾을 수 없는 그거. 하지만, 우리 '감정코치형 좌빨'은 심란한 마음을 추스려 기어이 이런 대사를 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게요. 촛불만 들고 나와서 모든 게 해결될 것 같으면 필요한 게 있을 때마다 촛불 들고 나가겠네요. 정말 이해가 안 돼요.


아! 벌써 어르신들이 보내는 따스한 눈길이 느껴진다. 눈빛에는 이 녀석 말이 통하는 놈일세… 같은 흐뭇함이 담겨 있겠지. 그래, 이렇게 벽을 하나씩 허물면서 가는 거다. 3단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