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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사빨

[어사빨](15)어르신이 달라졌어요 Step3

10승 투수가 한 팀에서 주전 선발 정도 된다면 15승부터는 '에이스'라는 거 다 아실 테다. 그리고 주전 선발과 에이스는 그 격이 다르다는 것도, 당연히 연봉도…. 이번 15회는 최소한 그 정도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해. 이해가 되지 않으면 외우시고.


'감정코칭형 좌빨'로 가는 3단계가 바로 '감정을 듣고 경청하기'이다. 앞서 14회에서 1·2단계를 얘기할 때, 왜 한 단계로 퉁치면 될 것을 두 단계로 나눴는가에 대해 꿈보다 나은 해몽으로 설명했는데, 3단계에서 또 막힌다. '감정을 듣고 경청하기'라니. 경청하는 게 듣는 거지. 여튼, 그만큼 듣고 또 듣는 게 중요하구나 정도로 퉁치자. 전에도 말했지만 개인적으로 씨부리는 좌빨보다 들어주는 좌빨이 소중하다고 생각해.



서로 들어주는 거, 아름답지 않아?


3단계 기술에 대한 설명은 이렇다. '어르신이 감정을 보일 때,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게 바로 '공감해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감한다는 게 뭘까? 바로 '리액션' 되겠다.


리액션… 안타깝게도 우리 좌빨이 유난히 못하는 것 가운데 하나다. 왜 그럴까? 나도 잘 모르겠어. 좌빨이 되면 리액션이 약해지는지, 리액션이 약한 애들이 좌빨이 되는 것인지. 하지만, 몇 가지 짐작하는 것은 있다.


먼저 생겨먹은 게 그런 사람이 있겠다. 어쩔 수 없는 경우지. 또 괜히 상대방에게 말리는 느낌 자체가 싫어서 리액션을 본능적으로 거부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아. 특히 자신이 주체적이라고 생각하는 좌빨일수록. 그리고 리액션이라는 게 과장도 필요한데, 그 과장 자체를 싫어하는 좌빨도 많아. 거짓 같아서 그렇나? 



뭐 요 수준까지는 무리겠지만.


어쨌든 적절한 리액션은 상대에게 믿음을 준다. 내 얘기를 잘 들어주고 있구나 하는…. 그리고 대체로 어르신들은 이 반응을 매우 그리워해. 촛불집회를 보고 감정을 드러낸 어르신께 우리 '감정코칭형 좌빨'은 이미 1·2단계 과정에서 공감한다는 대사를 쳤어. 그리고 이번 3단계 대사는 이거지.


어르신, 사람들 저러는 거 볼 때마다 '화' 많이 나시죠?


일단 조심스럽게 돌려쳐서 묻는 거야. 이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상대에게 감정을 자각할 시간을 주기 때문이지. 정말 촛불집회를 하는 좌빨을 보고 화가 났는지, 마누라에게 욕 좀 먹고 열받아 있는데 마침 촛불집회 장면이 지나간 것인지, 옆에 앉아 있는 어린 놈이 그냥 보기 싫은데 그 장면이 지나간 것인지 한 번 생각할 시간을 준다는 거야.


그러니까 촛불집회 자체가 열받은 어르신은 그 얘기를 할 것이고, 다른 이유가 있다면 대충 얼버무리지 않을까. 그러면 적당하게 반응 보고 리액션을 치면 돼. 참고로 촛불집회에 대해 어르신들이 뭐라 할 때, 어르신들께 완전 이쁘게 보일 수 있는 대사 하나는 가르쳐 줄게. 이거 하나면 사실 웬만한 어르신들은 뻑 갈걸? 나머지는 연구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렇죠?



아빠미소가 나오는 거다.


물론 잘 듣고 리액션만 친다고 해서 3단계가 끝나는 것은 아니야. 그 정도도 대단하지만, 또 그렇게 간단하지도 않거든. 특히 피해야 할 두 가지가 있어.


'왜?'라는 말과 '말하지 않아도 어르신 감정을 다 안다'는 태도.


"왜 촛불집회만 보면 열받아요?", "에이~ 촛불집회만 보면 열받지요? 좌빨들만 보면 신경질 나지요? 다 알아요" 뭐 이런 대사들 되겠다. 아! 그런데 이게 또 따지고 보면 좌빨들이 상당히 취약한 부분이다. 좌빨들은 원래 생겨먹은 게 '왜'라는 생각과 말을 달고 사는 족속들이잖아. 또 '다 안다'는 듯한 태도. 아! 진짜 골 때린다. 이거 좌빨 증오하는 분들이 늘 예로 들면서 욕하는 전형적 스타일 아닌가? 이렇게 보니 '감정코치형 좌빨'로 가는 길이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은 들어. 그래도 얼마 남지 않았다. 3단계에서 일을 그르치지 않았다면 이제 4단계로 가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