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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이 좋아

[신짱](9)2단 콤보

※ '신짱'은 '신문 짱'을 줄인 말이 아닙니다. '신문 읽는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장 짱'을 줄인 말입니다. 2017년 3월 13일 자 경남도민일보입니다.



2017년 3월 13일 자 경남도민일보 3면.


지면에서 뉴스 가치를 매기는 방법 몇가지를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 경남도민일보 3면이 실전(?) 사례입니다. 3면을 반으로 나눠 왼쪽만 보겠습니다. 기사 3건이 편집돼 있습니다. '대통령 파면 이후 각계 움직임' 정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어떤 기사를 중요하게 다뤘는지는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제목도 크고 자리도 상석(?)인 '경남 희망의 촛불 들었다'가 으뜸, '도내 야당 화합의 시대 약속'이 버금, 마지막이 자유한국당 사죄 기사입니다. 기사 세 건은 취재기자가 분량을 일부러 맞춰도 되고 편집기자가 순서를 바꿔도 딱히 할 말은 없습니다. 기분은 나쁘겠지만요.


보면 알겠지만 세 기사가 지면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분명합니다. 홈페이지 기사 제목으로는 구별하기 힘든 기사 가치 분류입니다.



경남도민일보 2017년 3월 13일 4면.


'콤보'라는 말 아시나요? '전자오락실' 세대는 '연속기(連續技)'라는 뜻으로 쉽게 다가옵니다. 격투 게임에서 상대에게 기술을 쉴틈 없이 퍼붓는 것입니다. 아마 combination에서 파생한 말이지 싶습니다.


오늘 경남도민일보 4면에서는 '2단 콤보'를 볼 수 있습니다. 먼저 2017년을 열면서 경남도민일보가 주목하겠다고 약속한 '우리가 주인이다' 기획이 하나 등장합니다. '3·15 정신을 다시 생각하다'는 제목이 붙었습니다. 마산지역 민주주의 상징 3·15, 그 정신을 기리는 기념사업회가 정작 '반민주' 행태를 드러낸 점을 지적한 기사입니다.


이 기획이 첫 기술(?)이라면 이어지는 기술이 바로 옆에 있는 '역사의 죄인 박근혜 사진 내려라'라는 기사입니다. 3·15기념관에 걸린 박근혜 사진을 치워야 한다는 시민사회단체 요구를 옮긴 기사입니다. 이렇게 '2단 콤보'가 들어갑니다. 


기획은 호흡이 긴 기사인 만큼 독자 처지에서 맥락을 짚으려면 품을 들여야 합니다. 이럴 때 기획을 뒷받침하는 기사를 하나 맞물리면 설득력이 더욱 강해집니다. 그러니까 4면은 '3·15기념사업회가 뭔가 이상하다, 이 기회에 바로잡아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