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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이 좋아

[신짱](11)서울 식민? 지역 주민!

※ '신짱'은 '신문 짱'이 아니라 '신문 읽는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장 짱'을 줄인 말입니다. 2017년 3월 15일 자 경남도민일보입니다.



경남도민일보 2017년 3월 15일 자 1면.


신문은 이제 끝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지역신문'을 다시 물으면 답은 더욱 매몰찹니다. 신문이 끝이라는데 어디 지역신문(따위가)이… 이렇게 됩니다. 최소한 이 분야 전문가 견해는 일치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덜 전문가'인 저는 여전히 지역신문 가능성을 고민합니다. 같은 질문을 받으면 제 답은 이렇습니다.


신문은 몰라도 지역신문은 가능성 있다.


그러면서 세 가지 조건을 걸어둡니다. △서울 식민이 아닌 지역 주민 △지역 주민이 원하는 콘텐츠를 살뜰하게 챙기는 지역신문 △그 지역신문을 지지하는 독자.


서울지역 일간지, 이를테면 <한겨레>, <경향신문> … 그리고 또 뭐가 있었는데 생각나지 않습니다. 어쨌든 서울지역 일간지에서 경남지역 소식을 얼마나 접하십니까? 신문 안 본다고요? 좋습니다. 그러면 포털에서 접하는 '우리 지역' 소식은요? 포털에서 서울(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은 스포츠, 토픽, 맛집, 사건·사고 등으로 겨우 존재감을 드러내는 '양념' 같은 존재입니다.


이처럼 따지고 보면 아주 동떨어진 이야기를 마치 내 일처럼, 일상처럼 여기는 분을 저는 '서울 식민'으로 봅니다. 수도권에 걸친 장마전선이 남부지방으로 간다는 뉴스를 보고 비가 오지 않아 다행이라고 여기는 창원시민 같은 분입니다. 나와 너, 우리 이야기를 주제로 삼고 고민할 때 '지역 주민'이 됩니다. 그런 분이 없다면 지역신문은 비빌 언덕이 없습니다.


그래서 조기 대선을 앞두고 <경남도민일보>가 내놓은 첫 기획은 '대선 속의 지방'이 되겠습니다. 1면 전체를 털었습니다.



경남도민일보 2017년 3월 15일 자 15면.


15면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정부가 주도하는 대학구조개혁을 지방대 처지에서 다시 봤습니다. 정부가 발표한 정책으로 어느 대학이 죽고 사느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 정책 때문에 경남에 있는 대학, 그 대학이 있는 지역사회가 어떻게 되는지 묻고 또 물어야 합니다. 부산에 있는 신문은 부산지역 대학 처지에서, 전남이나 충청, 강원에 있는 신문은 또 그쪽 처지에서 예민하게 정책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목소리를 내고 전해야 합니다.


"대학? 많으면 줄여야지" 하고 끝내면 '서울 식민'입니다. 잠깐! 경상대가 사라지면 진주는? 경남대가 사라지면 마산은? 창원대가 사라지면 창원은? 인제대가 사라지면 김해는? 이렇게 생각이 이어져야 '지역 주민'입니다. 식민이 아닌 주민은 곧 주인입니다.



경남도민일보 2017년 3월 15일 자 3면.


제가 아는 한 영남권 일간지에서 가장 독보적인 콘텐츠입니다. 신문마다 마땅히 있었던 만평이 자취를 감추는 요즘, 경남도민일보에서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수준 높은 만평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경남도민일보 홈페이지(www.idomin.com) 검색창에서 '서동진'으로 검색하면 지난 작품도 볼 수 있습니다.


좋은 세상 오기 전에 잡혀갔으면 했는데, 박 씨가 먼저 파면당했습니다. 국가 권력이 파면당하자 바로 지역 권력을 건드리는 용맹한 서동진 기자가 어서 구속돼 경남도민일보 평판이 더욱 높아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