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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이 좋아

[신짱](13)신문 들고 다닐 일은 없겠지만

※ '신짱'은 '신문 짱'이 아니라 '신문 읽는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장 짱'을 줄인 말입니다. 2017년 3월 17일 자 경남도민일보입니다.



세상 모든 것의 크기 비교?


단순히 크기(size)가 주는 인상이 있습니다. 똑같은 사진이라도 증명사진이 주는 인상과 건물 벽에 걸린(선거 때 많이 보는 그 사진) 사진이 주는 인상은 다릅니다.


스마트폰 화면 크기는 대략 4~6인치 정도입니다. 태블릿은 7~12인치, 노트북은 10~14인치 정도가 흔한 사이즈입니다. 휴대하면서 접하는 정보는 보통 이 정도 크기 안에서 소화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애초에는 PC 모니터 사이즈에 맞춘 정보를 스마트폰에 구겨넣는 방식이었습니다. 지금은 매체로서 독보적인 주도권을 쥔 스마트 기기에 맞춰 정보를 가공하는 흐름입니다.



경남도민일보 2017년 3월 17일 자 18~19면.


그런 점에서 신문 크기는 시대를 거스릅니다. 경남도민일보 판형은 국내 신문 크기 중 가장 흔한 대판입니다. 가로 37.5㎝, 세로 59.5㎝, 대략 27인치 정도 됩니다. 한손에 무한한 정보를 쥘 수 있는 스마트기기와 다 펼치면 상반신을 가리는 크기면서 상당히 한정된 정보를 접할 수밖에 없는 신문은 이미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이제 누구도 사람들이 왜 신문을 들고 다니면서 보지 않느냐고 묻지 않습니다. 신문은 이제 폐기해야 할 매체일까요? 오늘 경남도민일보 18~19면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크기 자체가 다른 매력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계산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두 면을 합친 한 기사는 대략 50인치 정도 크기에 담긴 정보입니다. 두 면에 한 기사를 걸친 편집은 흔한 시도가 아닌 만큼 크기가 주는 압도감이 있습니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스마트폰 화면이나 태블릿, 웬만한 컴퓨터 모니터에서도 받을 수 없는 인상입니다. 좋다, 나쁘다를 떠나 일상에서 이런 감정 경험을 할 일은 거의 없습니다. 혹시 이 지점에 신문이 내세울 한 가지 매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아니라 해도 딱히 할말은 없습니다만, 어여쁜 구석을 찾아 주면 더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