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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라니까

 

 

인간들이 어쩌자고 털을 버리고 번거로운 옷을 택했는지는 잘 모르겠어. 도도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내 회색빛 털은 한여름에 벗지 않아도 되고 한겨울에 껴입지 않아도 돼. 그러니까 엄마가 밤에 기온이 좀 떨어졌다고 모포를 덮어주는 것은 좀 오버지. 그래도 가만 있는 이유는 모포보다 더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기 때문이야. 아빠 양반에게는 좀처럼 느낄 수 없는 심성이거든. 그러니까 아빠 양반, 새옷 사이즈 확인하자 하면 군소리 말고 좀 입어. 귀찮아 말고, 투덜거리지 말고. 철없어 보이니까. 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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