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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2014년 8살

산수

뭐든 곧잘해서 칭찬듣는 네가 산수는 좀 안 된다 싶으니 스트레스를 받았나 보구나. 산수 문제 풀지 않으면 안 되냐고 물었지. 까짓 거 안 해도 된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바로 옆에 엄마가 앉아 있어서 말이야.

 

"예지가 자동차를 만들어. 차 몸통도 이쁘게 만들고, 유리도 잘 달았어. 핸들도 튼튼하고 색깔도 이쁘게 칠했네. 그런데 바퀴를 똥그랗게 만드는 게 그렇게 힘든 거야. 바퀴는 그냥 만들지 말까?"

"그러면 차가 안 가잖어."

"산수도 바퀴 같은 거야. 만들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만들지 않으면 예지가 잘하는 다른 것도 아깝게 만드는 그런 거. 이해 돼?"

 

용케 고개를 끄덕이더니 문제를 풀겠다고 하더구나. 설득력이 쩔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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