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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책 뉴질랜드로 출장 간 엄마가 그리운 게 당연하지. 장난감 하나 보이지 않는다고 짜증내고 시비 걸어도 이해했다. 그래도 방치할 수는 없었지. "짜증나는 이유를 모르겠어." 훌쩍거리는 너에게 어떻게 하면 기분이 좋아질 지 생각해보라고 권했다. "아빠, 기분 좋았을 때를 떠올리면 금방 기분이 좋아져." "기분 좋았을 때? 어떤 때?" "엄마, 아빠한테 선물받았을 때." 뭔가 당했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더구나.
본심 TV 영화 채널을 한참 보는데 스윽 다가오는 네 분위기가 심상찮았다. "아빠, 그게 재밌어?" "응, 재밌어." "난 EBS랑 KBS키즈가 재밌어." 리모콘을 넘겨야겠더구나. 그나저나 처음부터 EBS나 KBS키즈 보고 싶다고 말하면 안 되겠니? 대화 스타일이 엄마더라.
추억 가지고 놀지 않은 채 쌓이기만 하는 장난감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너에게 상자를 주며 필요 없는 것과 부서진 장난감을 골라내라 했지. 한 시간 정도 신중하게 검토하던 너는 플라스틱 그릇 하나, 작은 탬버린, 용도를 알 수 없는 부서진 장난감 등 딱 3개만 내놓더구나. 대충 봐도 50개는 넘게 버려야겠던데 말이다. 너는 이 장난감은 누구와 함께 갖고 놀았고, 이 장남감은 누가 사줬고, 이 장난감은 누구에게 얻었고 한없이 설명을 이어갔다. 저마다 사연 없는 장난감은 없더라. 아빠가 너무 간단하게 생각했구나. 그래도 다음에 한 번은 제대로 정리하자.
더더더 네 애정 표현이 점점 거창해지는구나. 아빠 처지에서 나쁠 게 없지. 다만, '하늘만큼'으로 시작해 '하늘만큼 땅만큼', '우주만큼', '우주보다 더' 이후에 더 나올 게 있는지는 궁금했다. "아빠, 내가 엄마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 줄 알아?" "글쎄." "아빠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그나저나 그 표현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위로 엄마 나이는 알겠는데 아빠는 몇 살이냐며 갑자기 물어서 놀랐다. 느닷없이 호적을 까라니 말이다. "어? 엄마보다 적네. 그래도 아빠가 키도 크고 힘도 세잖아. 나이가 적다고 마음이 작은 것도 아니고." 공감한다. 단지 왜 그런 위로를 받아야 하는지는 모르겠더라.
약속 하루 일과를 그린 그림을 봤다. 치카치카를 하고, 책을 읽고, 잠을 자는 등 순서대로 정리한 그림이 신기하더구나. 그냥 6살 어린이처럼 내키는 대로 살면 되지 왜 시키지도 않은 약속을 그림으로 그리는 이유를 모르겠더라. 어쨌든 약속 옆에 그린 아이콘은 진짜 기발하면서 웃겼다. 예사롭지 않은 재능이라고 생각했다.
확인 네가 요즘 유난히 사랑을 측정하고 싶고, 비교하고 싶고, 확인하고 싶은 것처럼 보이더구나. 엄마에게 사랑하느냐고 묻고 묻고 또 묻고. 하기야 아빠도 늘 확인하고 싶은 것은 마찬가지란다.
싸이 공연 덕에 하나 건진 것 2012년 10월 4일 저녁 10시 싸이(PSY)가 서울시청 앞에서 공연한다는 소식을 그날 아침 뉴스에서 들었다. 2주 연속 빌보드 차트 2위 소식도. 그래, 졸라 대단하다. 그런데 싸이 공연 소식을 접하는 순간 확 스치는 게 있었어. 아! 서울시청광장에 몇 명 모일… 아니, 모였다고 보도될까? 경찰·주최측·언론 추산이 서로 갈릴 이유가 없는 게 이런 공연이거든. 사람 숫자에 따라 서로 아무 이해관계가 없기 때문이지. 갑자기 공연이 부쩍 기대되더라. 4일 공연 중에는 대략 5만~6만 명 정도로 보도됐다. 그리고 5일 아침에 나온 '최근뉴스'에서는 대부분 8만 명으로 퉁치는 분위기야. 8만 명이 모인 그림은 위와 같다. 많기는 많네. 저 사람들이 들어간 면적을 먼저 확인했다. 공연 때 사람들이 모인 장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