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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2014년 8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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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강 네가 읽는 책 내용이 참 재밌어서 제목을 물었단다. 이라고. 여자·남자 주인공 목소리를 바꾸면서 읽는 것은 나름대로 목소리 연기겠지? 또랑또랑한 목소리에 줄거리도 받쳐주니 참 좋더라.
목표 너에게 내가 어떤 아빠였으면 좋겠니? 아빠는 말이다 누군가 너에게 아빠에 대해서 묻는다면 꺽꺽 넘어갈듯 웃으면서 "우리 아빠 진짜 웃겨"라고 말했으면 좋겠다. 진짜.
능력 누가 따로 단속하지 않으면 잠자는 시각이 한없이 늦어지더구나. 그런데, 별 욕심 없이 너를 눕혀놓고 책을 읽어줬더니 10분 안에 자더라고. 처음에는 우연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엄마는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라며 갸웃거린단다. 아빠는 나이 39세가 돼서야 새로운 재능(?)을 발견한 셈이지.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하는 삶을 사는 듯해 뿌듯했다.
질투? 새해를 맞아 손수 만든 연하장을 공개했잖아. to mom and dadHappy new year! 이렇게 달랑 두 줄인데, 의전 따위는 전혀 관심 없지만 엄마·아빠 부르는 순서를 정한 근거는 궁금했어. "왜 맘 앤 대드야, 대드 앤 맘이면 안 돼?""왜?""아, 그냥 궁금해서.""질투가 나서 그런 게 아니고?""…."
계획 2013년 마지막 날인 어제 조촐한 가족 파티를 했잖아. 네 새해 소망을 들을 수 있었지. "나도 잘할 테니까 혹시 내가 잘못해도 엄마·아빠가 화내지 않는 '친절한 가족'이 됐으면 좋겠어." 갑자기 서러웠던 기억이 떠올랐는지 펑펑 울더라. 엄마·아빠 마음 아는데 그렇게 얘기해서 또 미안하다고. 갑자기 숙연해졌단다. 올해 우리 가족 프로젝트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친절한 가족' 되겠다. 올해도 잘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