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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 아빠 양반은 좀처럼 교감이란 것을 몰라. 엄마처럼 안아 주지도 않고, 누나처럼 간식을 주지도 않지. 식탁에 올라온다고, 방에 들어온다고, 이뻐서 살짝 깨물었을 뿐인데 하늘이 이놈 어쩌고 저쩌고 야단법석이야. 기침 좀 하면 어때서 내 우아한 털이 날리면 천식이 뭐 어떻다며 난리더라고. 그래도 마음 넓은 내가 참아야지. 아침에 쓰다듬어 주지도 않기에 살짝 기댔어. 더 달라붙으면 또 질겁하니까. 아빠 양반이 내 마음과 온기를 느꼈으면 좋겠네. 야옹.
모델? 너희들은 밤에 자잖아. 나는 낮에 잔다고. 왜 아침부터 폰을 들이대며 여기 봐라 저기 봐라 난리야? 아빠양반은 옆 모습 찍고 싶으면 자기가 움직이던가. 성질 같아서는 얼굴을 확 긁고 싶다만 내가 또 평화주의자니 어쩌겠어. 참아야지. 뭐? 그래, 그래, 그래? 이 자세라고? 젠장! 김치!
자책 뭔가 켕기는 게 있었니? 뭐라 우물우물하는데 도저히 못알아 듣겠더구나. 결국, 화를 내고 말았단다. "예지, 우물우물하지 말고 평소 얘기하듯이 얘기해. 못 알아듣겠어!" 진짜 자애롭고 꼼꼼한 엄마가 아빠 마음을 조곤조곤 설명해주더구나. 그저 네가 당당하게 얘기했으면 했다. 그러고 보니 아빠도 늘 그렇지는 않더라. 스스로 탓할 일을 너에게 떠넘겼다 싶어 마음이 쓰렸다.
나는 고양이라니까 2015년 8월 딸 성화로 고양이를 식구로 맞았다. 동물에 애정도 없거니와 키운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혼자 자라는 딸이 그저 안쓰러웠을 뿐이다. 딸은 러시안블루 종인 수컷 고양이를 '하늘이'라고 불렀다. 몇 개월 뒤 나에게 고양이 털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급성 천식으로 응급실 신세를 지고 20년 남짓 태운 담배를 끊었다. 끊음을 당했다. 안그래도 곱지 않은 녀석이 소소한 즐거움을 예고 없이 앗아갔기에 미움은 더했다. 내쫓기에는 이미 딸과 정이 깊게 들어 그냥 살기로 했다. 같이 살다 보니 이 생명과도 어느 정도 공감하게 된다. 미운 감정은 여전하다. 털 알레르기 때문에 다가오면 질겁하지만 내 마음과 별개로 예쁜 구석이 상당히 많다. 게다가 이제는 이 녀석 입을 빌려 소소한 이야기를 펼칠 생..
교육 아빠 가방에서 '국제신문 차승민은 퇴진하라'고 적힌 집회 카드를 꺼내 한참 보더구나. 반응이 궁금했다. "아빠, 이 사람도 박근혜처럼 나쁜 짓 했어?" 응. 그나저나 역시 교육은 이론보다 현장인가 보다.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 노보-제57호
한숟갈 "와! 아빠는 왜 그렇게 한 숟갈이 커?" 아이스크림은 엄마가 샀잖아. TV 보는 모녀 앞에 아이스크림과 숟가락 세 개를 세팅한 사람은 아빠잖아. 너는 그냥 TV 보면서 아이스크림을 퍼먹으면 되는데 아빠 한 숟갈 크기가 약간 거슬렸나 보구나. 물론 한 번 뜰 때마다 숟가락 절반도 못 채우는 모녀와 달리 아빠 한 숟갈이 유난히 풍요로운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아빠는 네가 하찮은 아이스크림 한 숟갈 크기와 더불어 재활용 쓰레기 대부분을 아빠가 짊어지는 이유도 생각했으면 좋겠다.
파인애플 "예지, 좋은 사과." 후식으로 나온 파인애플을 너에게 내밀며 센스 자랑을 했단다. fine apple 괜찮았니? 너는 별 리액션 없이 파인애플을 아빠에게 내밀며 말하더구나. "아빠 휴대폰.""뭐?""아빠 휴대폰. 파인 사과." 파인 사과 세븐! 알아먹었단다. 너 정말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