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7/03

(48)
[신짱](10)멀쩡한 제목을 왜 비틀었지? ※ '신짱'은 '신문 짱'을 줄인 말이 아닙니다. '신문 읽는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장 짱'을 줄인 말입니다. 2017년 3월 14일 자 경남도민일보입니다. 이 지면에서 사진은 두 장입니다. 같은 사진이지만 사용 방법이 다릅니다. 어떤 차이가 보이십니까? 황새 사진에는 제목이 없고, 사진 찍는 학생 사진에는 '수선화와 찰칵'이라는 제목을 썼다는 것을 눈치챘다면 상당한 센스입니다. 이게 어떤 의미일까요? 제목이 없는 황새 사진은 이 사진이 '기사 일부'라는 뜻입니다. '어서와 마산 찾은 황새 남매'라는 기사를 보충설명하는 기능을 합니다. '수선화와 찰칵'이라는 제목이 붙은 어린이 사진은 그 자체로 독립 기사입니다. 우리는 '사진물'이라고 부릅니다. 사진물 하나 더 보겠습니다. 역시 'LG전자 창원공장 씽..
첫인상 to 11살 이예지 양 뭐가 불만인지 시무룩한 얼굴을 보다 못해 투 쿠션으로 기술을 걸었다. "예지, 너는 왜 시무룩해도 예뻐? 아빠는 그나마 웃으면 봐 줄만 하고 시무룩하면 완전 밥맛 없는데, 너는 시무룩해도 예쁘고 웃으면 더 예쁘네." 굳었던 얼굴이 반쯤 풀리면서 배시시 웃더구나. 조금 풀렸니? "아빠, 아빠가 그런 건 나에 대한 첫인상이 좋기 때문이야." 그렇다고 굳이 설명까지 할 필요는 없었단다. from 자애롭고 꼼꼼한 아빠
연대 to 11살 이예지 양 "요즘 며칠 동안 예지 아이스크림 계속 먹었데이.""아닌데." 부정하는 네 눈가가 벌써 촉촉하더구나. 엄마도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는지 금세 정정보도를 했다. "아, 맞다 어제 안 먹었지?" 고개를 끄덕였으나 여전히 표정은 침통하더구나. 쉽게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자 아빠가 물었다. "아빠는 예지가 아이스크림 계속 먹어도 상관없는데 뭐가 섭섭해?""계속 먹은 게 아닌데 엄마가…" 그래, 아빠는 그 심정 완전 이해한다. 따지고 보면 아빠도 술을 맨날 마시지는 않아. 하루 건너뛰는 날도 분명히 있지. 그런 아빠에게 엄마는 어이없게도 '맨날 술 마신다'며 다그치곤 하잖아. 네 마음이 곧 아빠 마음, 아빠 마음이 곧 네 마음이다. 이제 우리 연대하는 거다. from 자애롭고 꼼꼼한 아빠
[신짱](9)2단 콤보 ※ '신짱'은 '신문 짱'을 줄인 말이 아닙니다. '신문 읽는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장 짱'을 줄인 말입니다. 2017년 3월 13일 자 경남도민일보입니다. 지면에서 뉴스 가치를 매기는 방법 몇가지를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 경남도민일보 3면이 실전(?) 사례입니다. 3면을 반으로 나눠 왼쪽만 보겠습니다. 기사 3건이 편집돼 있습니다. '대통령 파면 이후 각계 움직임' 정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어떤 기사를 중요하게 다뤘는지는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제목도 크고 자리도 상석(?)인 '경남 희망의 촛불 들었다'가 으뜸, '도내 야당 화합의 시대 약속'이 버금, 마지막이 자유한국당 사죄 기사입니다. 기사 세 건은 취재기자가 분량을 일부러 맞춰도 되고 편집기자가 순서를 바꿔도 딱히 할 말은 없습니..
[신짱](8)편집기자가 보내는 유혹 ※ '신짱'은 '신문 짱'을 줄인 말이 아닙니다. '신문 읽는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장 짱'을 줄인 말입니다. 2017년 3월 10일 자 경남도민일보입니다. 신문이 다른 매체보다 월등하게 우월한 콘텐츠가 바로 TV가이드, 즉 방송 편성표입니다. 이처럼 한 번에 직관적으로 하루 방송 프로그램을 훑을 수 있는 수단은 신문이 유일합니다. 종합편성채널 시청을 권장하지 않는 경남도민일보는 종편 편성표는 넣지 않았습니다. 오늘 오전 11시는 헌법재판소 탄핵 판결이 있습니다. 대부분 방송사가 생중계할 것입니다. 그러니까 오늘 편성표에 있는 드라마나 생활정보 프로그램은 생략할 듯합니다. 그래서 편성표 상단에 보면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국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오늘 같은 경우에 해당하는..
2017년 3월 10일 to 11살 이예지 양 2012년이었으니까 네가 6살 때였나. 아빠가 이런 말을 남겼더구나. "너는 원칙과 상식 따위는 고민하지 않는 세상에서 살아라. 그것은 당연히 딛고 버틸 땅이지 애써야만 따먹을 수 있는 열매가 아니다." 그 당연한 것을 누린다는 게 그렇게 또 힘들구나. 많이 늦었다만 오늘부터라도 그런 땅에 네 작은 발을 디뎠으면 한다. 사랑한다. from 자애롭고 꼼꼼한 아빠
[신짱](7)탄핵? 탈핵! ※ '신짱'은 '신문 짱'을 줄인 말이 아닙니다. '신문 읽는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장 짱'을 줄인 말입니다. 오해 없기를 바랍니다. 2017년 3월 9일 자 경남도민일보입니다. 어제(8일) 오후 헌법재판소 탄핵 판결 시점이 발표됐습니다. 10일 오전 11시입니다. 내일 신문 1면은 이 뉴스로 도배하겠다고 예상했습니다. 물론 여기서 신문은 서울지역 일간지입니다. , 그리고… 뭐 그런 신문들 말입니다. 지역신문 고민은 이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모르긴 해도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은 이런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아니, 어차피 서울지역 일간지 1면은 헌재 일정으로 다 바를 것이고, 대부분 독자는 이미 온라인, TV로 수없이 접했을 것이고. 내일 아침 우리 신문에서도 그 내용을 또 봐야 하나? 10일 11시에 발..
천재 to 11살 이예지 양 사람이 그렇다. 함께 살다보면 변화라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한단다. 너는 부쩍 자랐건만 정작 6살 이예지 양과 11살 이예지 양 차이는 뭔가 계기가 있어야 알아채곤 한단다. 이를테면 끼니를 제때 채우지 못한 아빠가 집으로 들어가면서 엄마에게 밥 말고 안주 비슷한 거 없냐고 단톡방에서 물었잖아. 엄마는 고기, 소세지, 만두 중 하나를 고르라고 했고. 진정 자애로운 메뉴에 허우적거리며 고민에 빠진 순간 네가 냉큼 답글을 달더구나. "안주는 소세지 아니면 만두지." 네가 어찌 그렇게 확신에 가득 찬 답글을 달 수 있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다만 답글을 본 순간 아빠 느낌은 이랬다. 천재 아니야? from 자애롭고 꼼꼼한 아빠